작성일 : 14-08-19 15:52
[선교지의 창] 이집트 여성들의 삶과 고뇌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5,479  
한 여름에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나일강가에 모여있는 이집트 여성들

한 여름에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나일강가에 모여있는 이집트 여성들

카이로에서 버스를 타면 많은 여성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히잡을 쓰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여성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눈만 내놓은 검은 천을 덮어 쓰고 검은 장갑까지 끼고 앉아 있습니다. 40도에 육박하는 강렬한 태양 아래에 에어콘도 없는 버스에서 뜨거운 바람 속에 검은 니캅을 쓰고 앉아 있는 그들을 보면 때로는 내 숨이 막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작고 여리지 않습니다. 때로 무례하고 거친 남자들과 지지않고 입씨름을 하고 이집트인들이 그렇듯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굽히지 않는 그들의 꿋꿋하고 활동적인 성품은 오히려 남자들을 능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무거운 짐도 벅찬 생계도 아이들도 힘겹지만 씩씩하게 그것들을 어깨에 들쳐 매고 살아가는 그들이 바로 이집트의 여성들입니다.

이슬람 최고 권위기관인 이집트 알아즈하르 사원에서 꾸란을 배우고 있는 이집트여성들

이슬람 최고 권위기관인 이집트 알아즈하르 사원에서 꾸란을 배우고 있는 이집트여성들

이집트는 중동 이슬람의 학문∙문화적 중심지이고 이곳의 수도 카이로는 아프리카와 중동 전체에서 가장 크고 활발한 대도시입니다. 그래서 이곳의 여성들도 여러 매체와 교육을 통해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다른 나라의 여성들의 모습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남자들보다 더 똑똑하고 활동적이고 꿈을 갖고 있는 여자들이 많습니다.

벗어나고 싶은, 그녀들

하지만 이 사회는 아직도 깨어지지 않는 완고한 종교와 관습의 틀에 싸여 있습니다. 미혼의 젊은 여성들은 완고하고 보수적인 아버지로 인해 괴로워하며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한편으로는 결혼하게 되면 똑같이 남편의 굴레 안으로 들어가게 될 것을 걱정합니다. 그렇다고 이집트 여성들이 결혼하지 않고 독립하여 혼자 사는 것이 쉬운 것도 아닙니다. 많은 미혼 여성들은 나의 인생도 나의 엄마처럼 그렇게 자유없이 억눌려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내가 결혼하게 될 이 남자는 혹시 다르지 않을까 걱정하며 두려워하며 젊은 날을 온통 결혼에 대해 고민하며 살아갑니다.

2천만 인구가 붐비는 카이로의 여성들

2천만 인구가 붐비는 카이로의 여성들

종교적 전통 안에서 이곳의 가정은 안정적이고 든든할 것 같지만, 정말 거의 대부분의 가정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깨어져 있습니다. “우리 나라의 가정은 100% 다 무너져 있다”고 단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슬람에서 결혼은 하나님 앞에서 신성한 결합이라기보다, 남편은 경제적인 부양을, 아내는 집안일과 자녀 출산, 양육을 제공하는 남성 우위의 계약입니다. 그래서 이혼이 종교적으로도 ‘할랄(가장 좋은 종교적 선행)’은 아니지만 ‘차선의 선택’이라고 여겨집니다. 법적으로 무슬림 남성은 동시에 네 명의 아내를 가질 수 있지만, 현재 이것을 원하는 여성들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싶은 남자는 모스크에 가서 아내 모르게 ‘비밀 결혼’을 하여 두번째 아내를 얻어 다른 곳에 살림을 차립니다. 나중에 그것을 알게된 첫째 부인은 만약 경제력이 있다면 이혼하겠지만, 자립할 수 없는 여인들은 어쩔 수 없이 남편이 주는 생활비를 위해 그 상황을 수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아이만 데리고 남편과 별거하여 살고 있고, 남편은 다른 부인과 살고 있는 여성들을 얼마나 많이 만날 수 있는지요. 아니 외면적으로는 온전해 보이는 가정도 조금만 들어가 보면 남편과 아내,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가 깨어지고 어그러져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렇게 이집트에서는 이슬람이 지배하는 사회에 신물을 느끼고 회의하는 여성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소망 없는 삶의 돌파구를 ‘결혼’이라 여기고 약혼과 파혼을 반복하며 좋은 ‘남자’를 찾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또는 이 땅에 소망이 없다며 외국으로 나가 살고 싶다고 어떻게든 외국에 나갈 길을 찾는 친구들도 많이 만납니다. 어떤 친구들은 ‘알라’가 이런 사회를 원한다면 그는 진정한 신일 수 없다고 고민하기도 합니다.

영원한 진리를 찾은, 그녀들

이집트 기독교인 여성과 무슬림 여성

이집트 기독교인 여성과 무슬림 여성

더욱이 이집트에는 8천만 무슬림들과 같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천만의 기독교인들이 그들 바로 옆에 있습니다. 같은 사회∙나라에 살고 있지만 자유롭게 옷을 입고 머리를 꾸미며 걸어다니는 여성들을 보며 누군가는 방탕하고 타락했다고 눈을 돌리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들의 자유의 근원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합니다. 저희도 이곳에서 그렇게 거짓된 종교와 전통으로 눌려 삶의 진리와 구원을 찾으러 나아온 친구들을 만났고 만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 땅과 자신의 죄악을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그를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로 영접할 때, 그들은 세례를 받고 개종하는 것이 이 땅 무슬림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분명히 알면서도 두려움 없이 세례받기를 청하고 기뻐하며 고백하며 물에 들어갑니다. 이들의 진리에 대한 열정과 결단은 두려움을 뛰어 넘게 합니다.

그러나 이들에게 닥치는 어려움과 공격 또한 매섭습니다. A자매는 예수님을 영접한 다음 날 사랑하는 약혼자에게 믿음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가 그 약혼자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바람에 외출이 금지되고 가족들에게 공격을 당하는 데다가 이슬람 종교지도자까지 만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고 가족과 약혼자에게도 자신의 진리를 향한 탐구를 계속 할 것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또 다른 자매 B는 예수님을 믿기 시작한 것을 알게 된 어머니에게 외출금지를 당했고, 이 사실을 아버지가 알게 된다면 딸을 죽일 것이라면서 결국 B는 어머니에 의해 강제로 성지 순례에 보내졌습니다. 안타깝게도 B 자매는 성지 순례를 다녀오고 믿음이 흔들리게 되어 무슬림으로 되돌아가겠다고 했으나, 이내 다시 돌아와서는 가족을 버릴 수가 없고 두렵지만 이것이 진리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진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이혼 후 홀로 자유롭게 살다가 예수님을 만나 영접한 또 다른 자매C는 이전까지의 삶에서 돌이켜 예수님을 따르기를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슬람의 베일 안에서 오히려 더 방탕하고 왜곡된 이 사회의 결혼관을 가지고 사탄은 자매를 자꾸 실패감과 죄의 유혹으로 넘어뜨리려고 공격합니다.

우겨쌈을 당해도, 거꾸러뜨림을 당해도

그러나 이들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않고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아버지에게 자신의 변화를 폭로한 약혼자와 결혼을 하게 된 자매 A는 지금도 계속 믿음을 가지고 남편을 위해 기도하며 전도하고 있습니다. 완고한 아버지를 미워하여 어서 돈을 벌어 독립하고 싶은 소망 가지고 있던 젊은 D자매는 예수를 영접하고 담대히 세례를 받은 후, 어렵게 아버지를 위한 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딸과 단 둘이 사는 무슬림 출신의 한 중년 여성 E는 담대히 자신의 집을 열어 다른 무슬림을 전도하고 함께 예배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부족하고 연약하지만 비웃는 친구들에게 이슬람의 거짓을 알려주고 진리를 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성경에만 있는 것 같은 일들을 실제로 지금 살아내고 있는 우리와 동시대의 그녀들의 모습은, 받은 축복이 너무 많아 셀 수도 없는 우리 한국교회외 세계교회에게 믿는 자의 삶이라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지 그 믿는 자들의 모임인 교회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대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누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