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2-04 16:09
<사설> 한국에서 IS와 이슬람을 바라보는 관점
 글쓴이 : 목선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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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고등학생 김군이 터키를 경유해 시리아의 IS에 가담한 것이 유력하다고 전해지면서 이슬람 이슈가 한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2015년 1월 18일, 무함마드의 탄생을 기념하여 한국 내에 거주하는 400여명의 무슬림들은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라고 써진 피켓 등을 들고 길거리 행진을 했다. 여기에 참석한 귀화한 파키스탄 출신 최무빈(41)씨는 “이슬람인이든 비 이슬람인이든 절대 인간을 죽이지 말라는 내용이 꾸란에 있는데 그들은 사람을 죽였다”며 “프랑스 기자들이 아무리 나쁜 일을 했더라도 죽이는 것은 용납이 안 되고 IS는 진정한 이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다. 그렇다면 작금의 IS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첫째, IS가 표방하는 것은 이슬람 칼리프 국가의 수립이며, 이는 1923년 오스만제국이 칼리프제 포기를 선언하며 없어졌던 이슬람 세계의 중심이 재건되었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본래 이슬람 세계의 중심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와 메디나인데 IS가 칼리프 국가라고 하는 것은 다른 모든 이슬람 세계는  IS의 모델로 지도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표방한 것이다. IS가 지구촌 이슬람의 중심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세계 각국에 존재한다는 것은 IS의 지령을 받는 이슬람 혁명 투사들이 세계를 이슬람화하는 사명을 갖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구촌 각 국가와 지역에 살고 있는 무슬림들 중에 누구라도 IS 이데올로기에 동조한다면 그들의 세포조직(Agent)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라고 하지만 전쟁의 시기와 공간에서는 적대 세력의 민간인 조차도 이슬람 세계의 방어라는 명분으로 테러의 대상이 된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이슬람 세계와 전쟁 상태에 돌입해 있고, 특히 지상군을 이슬람의 영토에 파병한 국가와 해당 민간인은 지하드의 잠재적 대상이 된다. 따라서 IS가 해당 국가를 지목하고 전쟁 테러를 명령하면 IS 이데올로기에 동조한 무슬림은 누구나 전투요원으로 돌변할 수 있다.
셋째, IS는 이미 장기 지속적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이슬람 부흥운동의 역사는 뿌리가 깊다. 알카에다는 아프가니스탄에 전세계 이슬람 중심을 건립하고자 했다. 오사마 빈라덴은 무함마드의 복장을 입고 동굴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반이슬람적이며 자본주의 세계의 심장부인 미국을 타격하는 지하드(Jihad)를 선언했다. 그럼으로써 반미 무슬림 세력들을 알카에다 중심으로 동원함으로 세계 이슬람 혁명을 이룩하고자 했다. 그러나 오사마 빈라덴을 받아 주었던 국가는 아프가니스탄밖에 없었고, 그곳은 이슬람 세계의 중심이 되기엔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IS가 차지한 영토는 중동 민주화 과정에서 권위주의 정권이 흔들리며 국가 장악력을 상실한 군사시설과 에너지 매장 지역이다. 특히 시리아와 이라크는 국제 사회도 쉽게 개입할 수 없고 또 국내 지배권력도 미치지 못하는 힘의 공백상태가 나타났는데 그 틈 속에 IS는 독자적인 종교국가적 활동 공간을 확보한 것이다. 따라서 IS는 이미 국가의 형태를 가진 장기 지속성을 확보한 실체라는 점이 중요하다.
넷째, 유럽에서 일어나는 이슬람 갈등의 중심에는 인종주의가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경제가 호황기일 때는 이민자들이 쉽게 정착 사회에 진입할 수 있지만, 불경기가 되면 텃새심리가 작동하여 배타적인 사회·경제적 환경이 조성된다. 자국의 청년들은 실업자 상태인데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간다고 여기는 극우인종주의가 기승을 부리게 된다. 무엇보다도 2008년 세계금융위기는 실업률의 증가를 촉발해 유럽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에게 가해지는 지배집단의 압박과 배척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었다.
다섯째, 글로벌 경제 위기는 무슬림들을 IS 이데올로기로 급진화 시킬 뿐만 아니라 비무슬림 프롤레타리아를 IS 진영으로 몰려들게 만든다. 자본주의는 파편화된 개인들의 경쟁과 승자독식을 인정하는 이데올로기이다. 자유 경쟁을 통해서 인류 공동체는 발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공동체성의 상실과 사랑이 메말라 버린 정글의 형국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적자생존의 그늘에 내몰린 세계 각국의 상실자들이 수없이 터키-시리아 국경을 넘어 IS에 가담하게 되는 것이다. IS가 아파트와 결혼, 직장과 같은 것으로 사람들을 꼬드긴다고 보는 것은 너무 단편적인 시각이다.
여섯째, 세계 경제의 위기 환경에서 경제적 모순이 인종과 종교 갈등으로 폭발하게 되기 때문에 반작용으로 지구촌에서는 더욱 종교 다원주의가 강조되고, 복음주의 기독교는 근본주의자로 내몰리고 압박 당하게 될 것이다. 이슬람은 종교이면서도 동시에 종교를 포괄하는 하나의 정치사회 운동이다. 따라서 이슬람을 다른 여러 종교처럼 보고 종교간의 대화를 중요시하면서 세력 확산을 허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2014년에는 일본인 이슬람 학자가 IS에 가담을 하더니 한국 고등학생도 월경(!)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미 미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세계 각국의 IS 이데올로기 동조자들이 시리아로 몰려간 것도 놀라운데 한국과 일본에서까지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너무 이른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다음 두 가지 변수는 현 시대가 처한 현실의 위기를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하나는 IS는 자본주의 무신론 암흑을 전복하는 글로벌 이슬람 질서를 표방하고 있고, 또 장기지속적인 정치·경제·군사적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 그리고 다른 하나는 글로벌 자본주의 위기는 다양한 형태의 프롤레타리아 반체제 세력을 양산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프롤레타리아들은 언제 어디서나 IS의 지령을 받는 반체제 이슬람 혁명의 전투조직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될 것이다.
서동찬 (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